Sunday, March 10, 2013

휴대전화와 인터넷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사를 와서 가장 먼저해야 할 일 전화와 인터넷 설치일 것이다.

먼저 전화...
이제 휴대전화때문에 집전화는 별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다만, 한국에 계신 부모님 등과도 전화를 해야 하기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던 070전화를 가져와서 사용하는 것은 국제전화비를 아낄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된다. 우리 집에서는 LG U+ 070전화를 사용했기 때문에 서울에서 사용하던 인터넷과 IPTV는 해지하고, 전화만 갖고 왔다. 그리고 이곳에서 인터넷 망을 개설한 후 별 문제없이 070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다.
(070전화 해외 사용에 관해서는 http://cafe.naver.com/user070/ 카페에 가입하면 설치에 관한 거의 모든 팁을 배울 수 있다.)

휴대전화...
문제는 휴대전화이다. 사실, 4세대 통신이라고 하는 LTE가 소개되기 전만 하더라도 아이폰을 갖고 미국에 와서는 미국 통신사 심카드를 이용해서 전화를 사용하기도 했다. 미국에 와서 몇개월씩 있어야 할 때. 그리고 아이폰이 가져다 준 편리함을 잊을 수가 없을 때 심카드만 바꿔낌으로 해서 한국과 미국 두나라에서 하나의 휴대전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작지 않은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LTE는 다르다.
LTE는 3G와 달리 국가마다 주파수 대역이 달라 심카드만 바꿔 끼우는 것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 LTE의 예로 표준화의 중요성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각 나라마다 표준화된 주파수 대역이 없으므로, 가령 아이폰5가 출시될 때 국내 LTE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느냐 마느냐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문제로 휴대전화를 새로 구매하기보다는 한국에서 중고 아이폰을 구매해서 뉴욕에서 carrier만 고르는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어차피 미국에서 1년만 살기때문에 미국에서 LTE폰을 사봐야 1년밖에 못쓰고 한국에서 새로 구매해야하기때문에, 3G폰을 이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때문이다. 가격도 중고이기때문에 무난하고 한국에서 중고를 살 경우는 미국과 달리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했다. 따라서 아이폰 3대를 갖고 미국으로 왔다. 한국에서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버릴 수는 없기에 아이폰3GS는 한국에서 오는 메시지만 수신하는 용도로(특히 전화를 통해 인증번호를 수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꼭!! 있어야 한다), 아이폰4는 아내와 나의 미국 전화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휴대전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carrier를 선택하는데 유리한데, 1년 또는 2년 약정과 같은 contract를 맺을 필요가 없어서 저렴한 플랜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H2O라는 통신망을 선택했는데, 이 회사는 AT&T가 MVNO로 운영하는 회사이다. MVNO사는 통신망을 운영하는 통신사에서 통신망을 임대해서 하는 사업자로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10월 기준으로 24개 사업자가 활동하고 있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898). 첫달은 어느 정도 사용할지 결정을 못해서 60불 플랜으로 결정했는데, 여기에는 무제한 통화와 SMS, 2G 데이터 그리고 20불 무료 국제전화가  제공된다. 50불 플랜의 경우 국제전화를 무제한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는데 안타깝게도 한국은 무료제공 국가에 포함이 되지 않았다 (https://www.h2owirelessnow.com/pageControl.php?page=plans&category=W).
두달째인 3월부터는 아내는 60불 플랜과 나는 50불 플랜을 사용하는데, 앞으로 나의 경우는 40불 플랜으로 바꿀까 실험 중이다. 40불이라 해봐야 100메가밖에 되지 않지만, 집과 학교에서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기에 실제로 통신망으로 100메가까지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동 중에 인터넷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뉴욕의 지하철은 통신망이 안깔려 있어서 말 그대로 '지하'에 있을 때는 통신망을 사용할 수도 없다. 대부분 집과 학교에서 생활하고 이동 중에 인터넷을 사용할 여건이 안되서 월 100메가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3월에 500메가, 4월에 100메가 사용을 실험해 보련다.



요금제에서 가장 싼 30불 컨트랙트도 무제한 통화와 메시지를 제공하는데, 이렇게 무제한 서비스를 경험하니 한국에서 뉴스로만 접하던 구글 보이스 같은 무료 전화 서비스에 대한 부러움이 없어졌다. 구굴 보이스가 소개되고, imessage가 무료로 사용되는 환경이 점차 확대되니 carrier들은 고육지책이겠지만, 무제한 통화와 메시지를 제공했던 것인데, 실제로 통화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별 문제가 안되고 다만 메시지의 경우는 일정 정도 손해를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대신에 데이터량으로 새로운 가격제를 책정하다 보니까 나처럼 500메가는 약간 부족한 듯한 사람들이 10불을 더 지불하여 2기가 플랜을 채택하게 되니 궁극적으로 케리어에게도 굿딜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휴대전화 플랜을 구매하는데 통화량과 텍스트 사용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어느 정도의 데이터량을 사용하느냐!! 이게 핵심이다. 내가 사용하는 데이터량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40불에서 60불까지 월 20불을 아낄 수도 있는 것이다.

인터넷...
한국도 그렇지만 인터넷 캐리어들은 TV와 집전화 등을 함께 묶어 번들로 제공한다. 물론 그렇게 해야 가격이 싸므로 이용자들에게도 이득이 되고. 그런데 한국에서 사용하다 미국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비용 상승이 만만치 않다. 나는 timewarnercable을 이용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우선 인터넷과 TV 번들 서비스를 신청하고 한국에서 공부하던 다양한 OTT서비스를 테스트해보고자 했다. 이렇게 하니 첫달 가격이 세전 총 $135.13이 나왔다. 물론 여기에는 처음 세팅할 때 드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설령 이것을 뺀다고 하더라도 세전 $110.24이나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한국에서 듣던 cord-cutting이 이해가 된다. 내가 사용하는 인터넷 속도는 20 Mbps인데, 이 속도로 인터넷을 사용하면 월 $71.80이니 케이블 TV 사용료가 40불이나 더 드는 것이다. TV에 대한 내용은 따로 얘기하도록 하고, 그래서 결국 TV는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하고, 인터넷만 사용하기로 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터넷 속도가 정말 안습이다. 집에서 인터넷을 하다보면, 정말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미국에서 이 정도 속도를 쓰기 위해 8만원 돈을 내고 있으니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이지만,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는 세계 최고이다. 속도는 물론 각종 서비스를 생각해볼 때 미국과 유럽의 캐리어들과 비교해보면 그 어느 것 하나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유럽과 미국을 갈 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이렇게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어 놓고도 만족스러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갖추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 유감이다. 개인과 정부가 정보 소비보다는 생산으로 역량을 돌릴 수 있게끔 산학관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번에 또 느끼는 바지만, 네트워크 기반으로만 봤을 때 대한민국 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