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October 25, 2013

[디지털산책] 미래의 바로미터, 과학기술과 ICT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3060402012251697032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신설된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2013년 업무보고를 보면 `과학기술과 ICT를 통한 창조경제와 국민행복 실현'을 지향해야 할 정책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ICT를 세계 최고수준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창조경제를 실현한다는 내용이다. 

업무보고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ICT의 내용을 살펴보면,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NT와 BT와의 융합, SW 개발 등 이제까지 정부에서 지원해왔던 사업 그리고 시장에서 각광받는 테크놀로지가 망라되어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됐던 과학기술과 ICT가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처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로 분류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주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에 대해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적절한 현실진단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발전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가 한 주 전인 지난 5월말에 미래를 이끌 12개의 테크놀로지를 발표했는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2025년 전세계의 경제 규모를 약 100조달러로 예상하고 있는데, 12개의 테크놀로지가 가져오는 경제규모는 33%에 이르는 33조 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12개의 테크놀로지에는 모바일 인터넷, 지식 작업 자동화(automation of knowledge work),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차세대 유전학, 로보틱스, 자동운전차량, 에너지 스토리지, 3D 프린팅, 첨단 재료, 첨단 오일/가스 시추 테크놀로지, 그리고 재생에너지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은 잠재적 경제 규모가 작게는 3.7조달러에서 크게는 10.8조 달러, 그리고 지식 작업 자동화와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등도 각각 작게는 1.7조 달러에서 크게는 6.7조 달러로 예측함으로써, 이러한 테크놀로지 산업이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위에서 언급된 12개의 테크놀로지를 필자는 두 개의 큰 범주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는 처음에 언급한 다섯 개의 테크놀로지가 속하는 인간의 지적 작업과 관련된 지식 산업 분야이고, 다른 하나는 뒤쪽에 언급한 일곱 개의 테크놀로지가 속하는 물질 기반 산업 분야이다. 그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있겠냐 만은 지식 산업 분야와 관련된 과학기술과 ICT 분야는 우리가 특히나 관심을 두고 육성해야 할 분야가 될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 기반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많은 강점을 갖고 있고, 그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마침, 박근혜 정부도 창조 경제라는 이름으로 창조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방안을 갖고 있으므로 지식 기반 과학기술과 ICT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협력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다면 긍정적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현재와 같은 ICT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은 강력한 정부의 지원에 기반한다. 세계 최초로 정보통신부를 신설했고, 초고속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정보통신산업의 기반을 마련하는 제도와 법을 통해 과감하게 시장을 선도해왔다. 물론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개인과 사회, 조직과 시장, 경제와 문화, 기업과 정부 등 다방면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2025년이라고 해봐야 앞으로 12년 뒤이다. 다음 10년간 우리가 무엇에 역점을 두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혜안이 필요하다. 이제 부처가 신설된 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특히 미래창조 과학부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급하게 결과를 내기보다는, 부처의 이름처럼 `미래' 적어도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컬럼비아 대학교 방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