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19, 2013

사람 반, 개 반

'물 반, 고기 반'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만큼 고기가 많다는 의미이다.



미국인들은 개를 참 좋아한다. 
고양이와 같이 집에서 키우는 동물도 많겠지만, 개는 운동을 시키기 위해 산책을 함께 하니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뉴욕처럼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은 특히나 곳곳에서 개와 함께 산책을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있는데, 성별, 나이, 인종 불문하고 새벽이든 밤늦은 시간이든 어느 곳에서나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해가 쨍하고 떠 있는 시간대에는 '사람 반, 개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길거리에 개가 '풍년'이다. 개의 종류도 천양지차. 숏다리 닥스훈트에서 셰퍼드, 리트리버종, 시베리언 허스키, 심지어 아프칸하운드까지 별별 개를 다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개로 인한 다양한 상황을 접할 수 있다.
제일 자주 경험하는 것은 개똥...
개똥과 개똥자국은 정말 피해갈 수 없을 정도로 널려있기때문에, 개똥만 안밟으면 다행일 정도이다. 물론 개주인들은 비닐봉투를 가지고 다니며 뒷처리를 하지만, 개가 많다보니  그중 단지 1%만 똥을 안치워도 길거리에 개똥이 넘치는 것은 하등 이상할 것이 못되어 보인다. 똥이 이럴 지경이니 개가 싼 오줌은 두말 할 것도 없고... 한번은 작은 애가 눈 오는 날 길을 걷다가 "와, 설사 되겠다..."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는데, 그 뜻이 바로 널려있는 개똥과 눈이 함께 섞이니 설사가 된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낯선 표현도 보인다.
자, 아래의 표지판을 해석하면 무슨 뜻일까?


curb란 뜻을 이렇게 배울 수 있었는데, restrain or keep in check란 뜻이다. 즉, 화단에 똥이나 오줌싸지 못하게 개를 잘 관리하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개똥 싸지 않게 잘 돌보라는 의미로 곳곳에 이런 안내표시가 있다 보니까 다음의 사이트와 같이 재미있는 표현을모아두기도 했다.

또한 공원에 개를 위한 놀이터도 있다.
작은 개를 위한 놀이터와


큰 개를 위한 놀이터를 구분해서 작은 개도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배려를 한다.


그리고 이용 수칙.


개를 가족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개들을 위한 놀이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으리라... 그러나 무엇보다도 뉴욕에서 개때문에 가장 놀랐던 경험은 바로...


바로 dog day care center이다. 사진 속의 가게는 Biscuits & Bath (http://lifehacker.com/5990665/redbox-instant-launches-with-netflix+style-streaming-movies) 곳으로 뉴욕에 있는 수십개의 가게 중 하나이다. 이곳은 1990년에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맨하튼에만 8개의 가게를 운영 중이다. 각 개의 특성에 맞춰 밥주고, 운동시켜주고, 잠자는 것 확인하고, 산책시켜주고, 심지어 'socializing'도 한다고 한다!!!

집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 등을 인간과 다른 단지 '동물'의 관점에서 본다면 뉴욕에서의 개들은 호강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가족 구성원의 일부로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결혼 전에 우리 집은 마당이 있어서 한때 6~7마리의 개를 기르기도 했고, 불독에서부터 시추, 진도개 등 다양한 종류의 개를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키우던 개나 물고기 등이 죽는 것을 보고 다시는 살아있는 무엇도 키우려 하지 않았다. 죽음이라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싫었고, 함께 하던 친구(?)와 떨어지는 것도 싫었기 때문이다. 이제 두 아이들이 개를 키우겠다고 난리법석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마음을 바꾸어야 할지, 뉴욕생활에서 다시 결정해야할 것 같다.